소프트뱅크의 귀환: 페이페이-바이낸스 재팬 지분 인수로 암호화폐 시장 재편 선언

소프트뱅크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상징하는 이미지. 소프트뱅크 로봇이 페이페이 결제 단말기와 바이낸스 거래소를 연결하고 있다.

핵심 요약

1. 소프트뱅크 산하 결제 공룡 페이페이가 바이낸스 재팬의 지분 40%를 인수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 이번 인수는 7천만 명의 페이페이 사용자를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기술과 연결하는 강력한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한다.
3. 이는 과거 비전펀드의 투기와 다른 전략적 행보로, 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빅테크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일본의 기술 투자 대기업 소프트뱅크가 자사의 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Pay)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전격적으로 복귀했다. 페이페이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일본 법인(Binance Japan)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거래로 바이낸스 재팬은 페이페이의 지분법 관계사로 편입되었으며, 양사는 향후 페이페이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 머니’를 통해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소프트뱅크가 자사의 핵심 핀테크 인프라와 암호화폐를 결합하려는 명확한 전략적 의도를 보여준다.

7천만 사용자 기반, 암호화폐 대중화의 열쇠

이번 인수합병의 핵심은 페이페이가 보유한 압도적인 사용자 기반이다. 2018년 소프트뱅크가 출시한 페이페이는 2025년 7월 기준 사용자 수 7천만 명을 돌파하며 일본 간편결제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2024년에만 3억 8천만 건의 송금을 처리하며 같은 기간 은행권 이체 건수 증가율(7.5%)을 크게 앞질렀다.

소프트뱅크의 전략은 이 거대한 사용자 풀을 잠재적인 암호화폐 투자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암호화폐 대중화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복잡한 계좌 개설과 법정화폐 입출금 과정이었다. 하지만 페이페이와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들은 익숙한 결제 앱 내에서 손쉽게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페이페이의 야나세 마사요시 최고 책임자는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일원인 바이낸스 재팬에 투자함으로써, 페이페이의 편리함과 보안성을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기에서 전략으로: 소프트뱅크의 달라진 접근법

과거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여러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그 성과는 엇갈렸다. 하지만 이번 움직임은 과거의 투기적 접근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특정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베팅하는 벤처 투자가 아니라, 이미 시장을 장악한 자사의 핀테크 플랫폼에 암호화폐 기능을 통합하는 ‘전략적 확장’에 가깝다.

특히 일본 시장을 선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한 국가 중 하나다. 이런 규제 명확성은 소프트뱅크와 같은 대기업이 느끼는 법적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준다. 이는 규제가 잘 정비된 시장에서 대기업이 어떻게 암호화폐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타임스탬프의 시각

소프트뱅크의 이번 행보는 암호화폐 시장 공략을 위한 ‘트로이 목마’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우는 대신, 일본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결제 앱 ‘페이페이’ 안에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를 심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 결제, 금융,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소프트뱅크 슈퍼 앱’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거대한 그림의 일부다.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프트뱅크가 설계한 디지털 경제권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 결합은 일본 시장의 경쟁 구도를 파괴할 잠재력을 지녔으며,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에게 ‘어떻게 기존 사용자를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인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시장 재편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

페이페이와 바이낸스 재팬의 결합은 기존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비트플라이어(bitFlyer), 코인체크(Coincheck) 등 현지 거래소들은 막강한 사용자 기반과 자본력을 갖춘 새로운 경쟁자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더 나아가, 이 모델은 일본을 넘어 다른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페이페이는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서류도 비밀리에 제출한 상태다. 소프트뱅크가 영향력을 가진 다른 국가에서도 ‘결제 앱 + 암호화폐 거래소’ 통합 모델을 재현하며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소프트뱅크의 이번 결정은 빅테크와 핀테크, 그리고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융합하는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는 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대중화를 급격히 앞당기는 동시에,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