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 광풍의 진짜 승자는 펌프펀…거래 인프라 수익모델 재조명

밈코인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과 그곳에서 나오는 수수료를 모으는 플랫폼을 상징하는 레트로 스타일 삽화

핵심 요약

1. 갤럭시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밈코인 시장의 수익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가 아닌 런치패드, 탈중앙화 거래소 등 인프라 제공업체에 돌아간다.
2. 솔라나 기반 밈코인 런치패드 ‘펌프펀(Pump.fun)’은 토큰 생성을 산업화하며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분석됐다.
3. 이는 밈코인 투자가 단기적 도박에 가깝지만, 그 투기 열풍을 지원하는 인프라 플랫폼은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대다수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밈코인(Memecoin) 투기 시장의 이면에서, 토큰 발행과 거래를 지원하는 인프라 플랫폼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숨은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는 솔라나(Solana) 기반 밈코인 런치패드 ‘펌프펀(Pump.fun)’과 같은 플랫폼이 어떻게 밈코인 광풍을 기회로 삼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했는지 심층 분석했다.

‘토큰 생성의 산업화’ 이룬 펌프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초 등장한 펌프펀은 밈코인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었다. 이 플랫폼은 누구나 쉽고 빠르게 밈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토큰 생성의 산업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솔라나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약 3200만 개의 토큰 중 1300만 개에 가까운 수가 펌프펀을 통해 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2년도 안 돼 약 300%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는 막대한 수익으로 직결됐다. 디파이라마(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펌프펀은 지난 30일 동안에만 약 1억 2천만 달러(약 1650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지난 9월 14일에는 일일 거래량이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밈코인의 가치나 효용성과는 무관하게, 토큰을 발행하고 거래하려는 수요만 있다면 플랫폼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단타 매매 심화…수혜는 인프라 기업으로

갤럭시 리서치는 밈코인 시장이 극도로 단기적인 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솔라나 밈코인의 중간 보유 시간은 1년 전 약 300초에서 현재 약 100초로 급감했다. 이는 인간의 거래 속도를 뛰어넘는 트레이딩 봇과 스캘퍼(초단타 매매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익을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가 아닌, 봇 개발사와 거래 플랫폼이다. 보고서는 BONKbot, Trojan과 같은 트레이딩 봇이 신규 토큰을 자동으로 선점하는 ‘스나이핑’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10명 미만의 직원으로 운영되는 거래 플랫폼 액시엄(Axiom)은 밈코인 거래 수수료만으로 2억 달러 이상의 누적 수수료 수입을 기록했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은 높은 변동성과 봇과의 불리한 경쟁 속에서 단기 차익을 노리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수수료는 펌프펀, 액시엄과 같은 인프라 제공업체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타임스탬프의 시각

펌프펀 현상은 19세기 골드러시를 연상시킨다. 금을 캐러 몰려든 대다수의 광부는 빈손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에게 곡괭이와 청바지를 팔았던 상인들은 막대한 부를 쌓았다. 밈코인 시장의 인프라 플랫폼들은 바로 이 ‘현대의 리바이 스트라우스’다. 이들은 밈코인의 성공 여부나 가치와는 무관하게, ‘디지털 자산을 창조하고 거래하려는’ 인간의 욕망 자체를 수익 모델로 삼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이 구축한 ‘마찰 없는 자산 발행 및 거래 시스템’이다. 지금은 밈코인이라는 투기적 자산에 집중되어 있지만, 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은 향후 실물자산(RWA) 토큰화 등 더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장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밈코인 광풍은 어쩌면 더 큰 변화를 위한 예행연습일지도 모른다.

유틸리티 부재에도 계속되는 성장

밈코인은 문화적 가치 외에 뚜렷한 효용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 플랫폼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펌프펀은 지난 7월 자체 토큰 PUMP를 발행, 단 12분 만에 5억 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하며 플랫폼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밈코인 자체의 가치보다는, 밈코인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인프라’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밈코인 시장은 대다수 참여자가 손실을 보는 제로섬 게임에 가깝지만, 이 게임의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들은 확실한 수익을 거두는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해냈다. 투자자들에게는 밈코인 직접 투자보다 관련 인프라 기업의 가치를 주목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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