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 전쟁 서막: 칼시 50억 달러 가치 평가 속 폴리마켓 NYSE 손잡고 추격

체스판 위에서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체스 말을 묘사한 레트로 스타일 삽화. 하나는 규제를 상징하는 칼시를, 다른 하나는 탈중앙화를 상징하는 폴리마켓을 나타내며 예측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을 보여준다.

핵심 요약

1.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가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2. 경쟁사인 폴리마켓(Polymarket) 역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ICE로부터 20억 달러 투자를 유치, 9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3. 벤처캐피탈의 지지를 받는 칼시와 전통 금융 거인의 지원을 받는 폴리마켓의 경쟁은 예측시장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을 알린다.

미래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고 베팅하는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거대 자본의 격돌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규제 친화적 플랫폼 ‘칼시(Kalshi)’가 대규모 투자 유치로 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가운데, 암호화폐 기반의 경쟁사 ‘폴리마켓(Polymarket)’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를 등에 업고 맹추격에 나서면서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칼시, 3억 달러 투자 유치로 글로벌 확장 가속

미국에 본사를 둔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는 최근 세쿼이아 캐피탈과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주도한 시리즈D 펀딩 라운드에서 3억 달러(약 41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패러다임, 캐피탈G, 코인베이스 벤처스 등 쟁쟁한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칼시의 기업가치는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로 급등했다. 이는 지난 6월 1억 8500만 달러를 조달했을 당시 평가받았던 20억 달러에서 불과 몇 달 만에 30억 달러나 증가한 수치다. 칼시는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전 세계 140개 이상의 국가로 즉시 확대하며, ‘세계 유일의 통합 글로벌 예측시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칼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를 받는 최초의 예측시장이라는 점이다. a16z의 알렉스 이머만 파트너는 “칼시의 창업자들이 어렵지만 책임감 있는 길을 선택했다”며 “이들의 시장 깊이와 인프라는 대규모 성장을 위해 구축되었다”고 평가했다.

폴리마켓, NYSE 모회사와 손잡고 ‘역전’ 노려

칼시가 전통 벤처캐피탈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면, 경쟁사 폴리마켓은 월스트리트의 심장부와 손을 잡았다. 폴리마켓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CE)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폴리마켓의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로 평가받으며, 단숨에 칼시를 뛰어넘었다. ICE는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전통 금융의 거물이다. 이들의 투자는 암호화폐 기반의 온체인 예측시장이 단순한 투기 수단을 넘어, 합법적인 예측 및 가격 발견 도구로서 제도권의 인정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폴리마켓은 특히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며 급성장했으며, 현재 CFTC와 협력하여 규제 경로를 탐색하며 미국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타임스탬프의 시각

칼시와 폴리마켓의 경쟁은 단순히 두 기업의 주도권 다툼을 넘어, 예측시장의 미래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철학의 충돌을 보여준다. 칼시는 ‘규제 우선주의’를 통해 제도권 금융의 신뢰를 얻으려는 전통적 접근법을 택했다. 반면 폴리마켓은 ‘기술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탈중앙화된 시장의 효율성과 개방성을 먼저 증명하고, 이후에 규제를 수용하려는 크립토 네이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ICE의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폴리마켓이 우위를 점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규제의 문턱을 먼저 넘은 칼시가 기관 자금을 더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도 있다. 결국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느냐가 아니라, ‘신뢰’를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고 확장해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예측시장의 미래, 두 거인의 손에

칼시와 폴리마켓의 행보는 예측시장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했음을 알린다. 한쪽은 규제의 틀 안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다른 한쪽은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의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두 거인의 경쟁은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과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며 전체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자본 집중과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앞으로 두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규제 당국과 소통해 나갈지에 따라 예측시장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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