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1. 웹3가 기존 웹2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파괴적 혁신’ 관점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 대중적 수용을 위해서는 웹2의 익숙한 인프라와 신뢰를 활용해 사용자를 점진적으로 유입시키는 ‘융합 전략’이 필수적이다.
3. 페이팔, 비자, AWS,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통합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도하고 있다.
웹3(Web3) 기술이 기존의 웹2(Web2) 시스템을 완전히 파괴하고 새로운 인터넷 시대를 열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히려 웹3가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웹2의 인프라와 사용자 신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진적 융합’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대중의 불신, 웹3 확산의 가장 큰 장벽
데이터 가디언즈 네트워크(Data Guardians Network)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리처드 존슨(Richard Johnson)은 “기존 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실용적이지도, 유익하지도 않으며 웹3의 성장 잠재력을 제한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의 핵심 근거는 바로 ‘대중의 불신’이다.
실제로 미국 성인의 약 63%는 암호화폐 투자, 거래, 사용 방식이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 대학은 이를 블록체인 기술의 ‘신뢰의 역설’이라고 정의했다. 기술 자체는 신뢰 문제를 해결한다고 주장하지만, 대중은 그 기술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불신은 사용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웹3를 실험하기보다 익숙하고 안전한 웹2 애플리케이션에 머무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따라서 웹3 개발자들은 기술의 우월성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와 협력하여 더 넓은 사용자층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 존슨의 핵심 논지다.
빅테크가 주도하는 ‘웹2.5’ 전략
웹2와 웹3의 협력은 이미 금융 및 기술 분야의 거대 기업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페이팔(PayPal), 비자(Visa) 등 금융 대기업들은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서비스를 자사 결제 시스템에 통합하며 대중 시장에서의 합법성을 부여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웹3 랩스를 출시하고, 구글 클라우드가 영지식 증명 기술을 도입하는 등 기존 서비스에 웹3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이들은 웹3를 별개의 세상으로 고립시키는 대신, 웹2의 거대한 시장을 활용해 더 빠르게 확장하는 ‘하이브리드’ 또는 ‘웹2.5’ 전략을 택하고 있다.
존슨은 “4G 통신이 5G의 확산을 도왔던 것처럼, 웹2 프로세스는 더 나은 웹3 앱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비유했다. 웹3 개발자들 역시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편리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고, 자신들의 제품이 웹2 조직에 어떤 실질적인 이점을 주는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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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탬프의 시각
‘웹2 대 웹3’라는 이분법적 대립 구도는 초기의 담론 형성을 위해 필요했을지 모르나, 이제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진정한 혁신은 기술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고객은 ‘웹3 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금융’, ‘더 스마트한 AI’를 원할 뿐이다. 결국 승자는 웹3 기술을 조용히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될 것이며, 이는 웹2와 웹3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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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 라벨이 아니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스스로를 ‘웹3 기업’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AI 회사, 금융 기관, 소비자 플랫폼일 뿐이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도구를 사용할 뿐이다. 웹3가 그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웹3의 미래는 고립된 이상주의가 아닌, 웹2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점진적 진화에 달려있다. 수십 년간 기술 채택을 주도해 온 웹2의 프로세스, 습관, 인프라를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웹3가 소수의 열정적인 커뮤니티를 넘어 대중 시장의 주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