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요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심사 결정을 또다시 연기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SEC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 아르카의 트루스 소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 21셰어스 및 비트와이즈의 솔라나 ETF, 그리고 21셰어스 코어 XRP 트러스트에 대한 최종 결정 기한을 10월로 미뤘다고 8월 18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알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던 시장에 규제 당국의 신중한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과 연계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는 지난 6월 24일 제출되었으며, 비트코인(BTC)과 이더(ETH)를 직접 보유하는 상품으로 설계되었다. 또한, 코인베이스 BZX는 21셰어스와 비트와이즈를 통해 미국 최초의 솔라나(SOL) 현물 ETF 승인을 추진 중이며, 21셰어스는 XRP(XRP)를 추적하는 코어 XRP 트러스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투자자들에게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간접적인 노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SEC의 이러한 결정 연기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이미 올여름 내내 다수의 ETF 심사 기한을 연장해왔으며, 많은 알트코인 관련 ETF들이 올가을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에도 SEC는 XRP, 라이트코인(LTC), 도지코인(DOGE) 등 여러 알트코인 ETF 제안에 대한 결정을 미룬 바 있다. 블룸버그 ETF 분석가 제임스 세이파트는 “SEC는 19b-4 서류에 대한 응답에 통상적으로 전체 심사 기간을 사용한다”며, 10월이 대부분의 ETF 최종 기한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SEC가 새로운 금융 상품에 대한 신중한 접근 방식을 유지하며, 시장의 피드백을 충분히 수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심사 지연은 단기적으로 알트코인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SEC는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새로운 자산군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황에서 알트코인 ETF의 승인 여부는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유입을 더욱 가속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10월에 예정된 이들 ETF의 최종 결정은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단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SEC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투자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알트코인 시장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음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는 12개의 현물 비트코인 ETF와 여러 이더리움 상품이 상장되어 있으며, 솔라나, XRP 등 다양한 알트코인에 대한 ETF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870억 달러 이상의 운용자산(AUM)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그 규모와 유동성, 브랜드 강점을 통해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기관 자금 유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향후 알트코인 ETF의 승인 여부는 개별 알트코인의 가격뿐만 아니라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 속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규제 당국의 신중한 접근이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지, 아니면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