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가 탈중앙 금융(DeFi) 플랫폼으로는 최초로 스카이 프로토콜(Sky Protocol, 구 메이커 프로토콜)에 ‘B-‘ 발행자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이 전통 금융 시장과의 통합을 심화하면서, 주요 평가 기관의 공식적인 신용 평가 시스템에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이다.
이번 등급 부여는 S&P가 2023년부터 시작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안정성 평가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평가 대상에는 스카이 프로토콜의 부채, USDS(USDS) 및 DAI(DAI)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sUSDS 및 sDAI 저축 토큰의 신용도가 포함되었다. 스카이 프로토콜은 USDS가 미국 달러에 대한 페그(peg)를 유지하는 능력에 대해 1(매우 강함)부터 5(약함)까지의 척도에서 ‘4(제한적)’ 등급을 받았다. 스카이 프로토콜은 사용자가 암호화폐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탈중앙 대출 플랫폼이며, USDS 스테이블코인은 시가총액 기준 네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S&P는 스카이 프로토콜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로 예금자 인출이 페그 안정성 모듈의 유동성을 초과하는 경우와 신용 손실이 가용 자본을 초과하는 경우를 지적했다. 또한, 높은 예금자 집중도, 중앙 집중화된 거버넌스, 창립자에 대한 의존성, 규제 불확실성, 취약한 자본화 등 프로토콜의 약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위험 요소들은 2020년 이후 프로토콜의 최소한의 신용 손실과 수익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되었다고 평가했다.
앤드류 오닐(Andrew O’Neil) S&P 글로벌 디지털 자산 분석 리드는 코인텔레그래프에 “B- 등급은 프로토콜이 현재 재정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믿지만, 불리한 사업, 재정 및 경제 상황에서는 취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스카이 생태계 자산-부채 위원회는 이번 평가 과정이 전통적인 거래 상대방 위험뿐만 아니라 스마트 계약, 오라클, 브릿지, 거버넌스 위험과 같은 디파이(DeFi) 고유의 취약점을 검토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S&P의 평가에 따르면, 스카이 공동창업자 룬 크리스텐센(Rune Christensen)이 거버넌스 토큰의 거의 9%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의사 결정 시 낮은 투표율로 인해 프로토콜의 거버넌스 프로세스가 여전히 고도로 중앙 집중화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의 자본화 또한 우려 사항으로, 7월 27일 기준 위험 조정 자본 비율이 0.4%로 잠재적 신용 손실을 충당할 수 있는 잉여 준비금 완충액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S&P는 또한 디파이 부문의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프로토콜의 앵커 등급을 미국 은행 앵커 등급(bbb+)보다 4단계 낮은 ‘bb’로 하향 조정했다.
S&P 글로벌은 2023년 12월 스테이블코인 안정성 평가를 시작했으며, 서클의 USDC(USDC)는 2(강함) 등급을, 테더(USDT)와 USDS는 4(제한적) 등급을 받았다. 오닐은 “테더의 약점은 투명성 측면에 더 많고, USDS는 USDC에 비해 자산 기반이 더 복잡하다. 그리고 실제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본 포지션 또한 상대적 순위를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S&P의 디파이 플랫폼 신용등급 부여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도를 높이고,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을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디파이 프로토콜이 직면한 거버넌스, 자본화, 규제 불확실성 등의 과제를 명확히 보여주며, 향후 디파이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