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의 PYUSD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담당하는 암호화폐 기업 팍소스 트러스트 컴퍼니가 뉴욕 주 한정 목적 신탁 인가를 미국 연방 신탁은행 인가로 전환하기 위한 재신청을 단행했다. 이는 2023년 만료된 이전 시도의 재개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연방 규제 감독 하 진입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통화감독청(OCC)의 승인을 받게 되면 팍소스는 연방 감독 하에 전국적으로 고객 자산을 보관하고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관 고객들에게 팍소스의 매력을 크게 높일 잠재력을 지닌다. 찰스 카스카릴라 팍소스 공동창업자 겸 CEO는 “OCC의 감독은 최고 수준의 안전과 투명성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역사적 약속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통 은행과 달리 연방 신탁은행은 현금 예금을 받거나 대출을 발행할 수는 없다.
팍소스는 2020년 12월 처음으로 연방 인가를 신청하여 2021년 4월 OCC로부터 예비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 승인은 팍소스가 자본, 규제 준수, 운영 벤치마크 등 일련의 사전 개시 요건을 충족하기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OCC 규정에 따르면, 조건부 승인은 18개월 이내에 은행이 개설되지 않으면 만료되며, 연장되지 않는 한 효력을 잃는다. 팍소스의 승인은 2023년 3월 31일 만료되었고, 당시 팍소스는 적절한 조건이 되면 연방 감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팍소스는 첫 번째 OCC 인가가 만료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당시 규제 압력이 가중되고 있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2023년 2월,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은 규제 준수 문제로 팍소스에 바이낸스 USD(BUSD) 발행 중단을 명령하며 팍소스를 고강도 감시 하에 두었고, 결국 바이낸스와의 관계를 종료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감시는 지난주 NYDFS가 팍소스와 바이낸스 간 파트너십에서 자금 세탁 방지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혐의로 팍소스와 4,850만 달러의 합의에 도달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팍소스는 뉴욕 주에 2,65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고, 2,200만 달러를 규제 준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에 할당할 예정이다.
팍소스의 이번 재신청은 GENIUS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위한 최초의 연방 프레임워크를 확립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루어졌다. 또한 리플과 서클을 포함한 다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최근 인가 신청 물결에 뒤이어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팍소스의 연방 인가 획득이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을 높이고, 더 많은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과거의 규제 준수 문제와 현재 진행 중인 엄격한 심사 과정은 팍소스가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번 재신청의 결과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