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그래프 그룹(The Hashgraph Group, THG)이 헤데라(Hedera) 네트워크 기반의 AI 구동형 자기 주권 신원(Self-Sovereign Identity, SSI) 플랫폼 ‘ID트러스트(IDTrust)’를 출시하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솔루션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SSI 플랫폼은 사용자가 중앙 기관 없이도 자격 증명을 안전하게 발행, 관리 및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출시는 스위스의 e-ID 이니셔티브와 유럽연합의 eIDAS 2.0 규제 등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기업들이 디지털 신원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추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신원 이니셔티브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지난 금요일 베트남은 탈중앙화 신원 솔루션을 구동할 국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THG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스테판 다이스(Stefan Deiss)는 ID트러스트 플랫폼이 헤데라 컨센서스 서비스(HCS)의 스테이트리스(stateless) 증명 메커니즘을 사용하며, 이는 다른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에 비해 뚜렷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폴리곤(Polygon)과 이더리움(Ethereum)이 상호 작용의 전체 기록을 유지해야 하는 반면, ID트러스트는 헤데라 네트워크가 성장하는 데 부담을 주지 않으며 검증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ID트러스트 신원은 헤데라 네트워크와 분리되어 있어 사용자가 헤데라(HBAR) 토큰을 보유하거나 헤데라 네트워크와 동일한 키 체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이스는 “이러한 유연성은 다른 솔루션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이스는 ID트러스트가 혼잡한 SSI 시장에서 기업과 정부를 위한 완전한 탈중앙화 디지털 신원 관리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인증을 넘어 권한 부여 기능까지 포함한다. 그는 “폴리곤 ID(Polygon ID)나 월드코인(Worldcoin)과 같이 주로 신원 또는 고유성 증명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과 차별화된다”며, “마이크로소프트 엔트라(Microsoft Entra)와 비교할 때, ID트러스트는 개인이 개인 데이터를 완전히 제어할 수 있는 탈중앙화 신뢰 모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ID트러스트 출시는 스위스가 국가 디지털 신원 도입을 추진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스위스 연방 의회는 전국적으로 전자 신원(e-ID) 구현을 규제하는 새로운 조례에 대한 협의 절차를 시작했다. 다이스는 스위스 e-ID가 W3C 표준 및 SSI 원칙에 기반한 독점 시스템이 될 것이며, 이는 ID트러스트 시스템과 호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D트러스트 지갑은 스위스 검증 가능한 자격 증명(Verifiable Credentials)을 보유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이를 검증 가능한 프레젠테이션(Verifiable Presentations)에 혼합하여 ‘인물 증명(Proof of Personhood)’ 또는 ‘유효 운전 면허 증명(Proof of Valid Driver’s Licence)’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회사로서 THG는 정부와 협력하며 e-ID 이니셔티브 및 관련 조례 협의 절차를 따랐다고 다이스는 전했다. 그는 ID트러스트 출시가 THG가 스위스 당국과 더욱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논의를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ID트러스트의 등장은 디지털 신원 관리 분야에서 블록체인과 AI 기술의 융합이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개인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강화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