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 플레이, 암호화폐 지갑 앱 규제 강화…비수탁형 지갑은 예외, 업계 표준 준수 의무화

구글 플레이가 암호화폐 지갑 제공업체에 대한 새로운 라이선스 및 규제 준수 요건을 발표하며 암호화폐 앱 생태계에 중요한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업데이트된 정책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15개 이상의 관할권에서 활동하는 암호화폐 지갑 제공업체는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업계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하는 ‘비수탁형(non-custodial) 지갑’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주목받고 있다.

구글 플레이의 정책 공지에 따르면, 이번 변경 사항은 10월 29일부터 발효된다. 미국 내 개발자들은 현지 규제 당국에 ‘자금 서비스 사업자(money services business)’ 또는 ‘자금 송금업자(money transmitter)’로 등록해야 하며, 유럽연합(EU) 내 개발자들은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CASP)’로 등록해야 한다. 미국에서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자금 서비스 사업자로 등록된 기업은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 구현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더 광범위한 고객확인(KYC) 절차 및 기타 조치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정책 발표 초기,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구글의 규제 강화가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제기되었다. 이에 구글은 X(구 트위터)를 통해 “비수탁형 지갑은 구글 플레이의 암호화폐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정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고객센터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구글이 암호화폐 산업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사용자 보호와 규제 준수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글 플레이는 암호화폐 산업과 다소 미묘한 관계를 맺어왔다. 2018년에는 암호화폐 채굴 앱을 금지했고, 2020년에는 비트코인 블라스트(Bitcoin Blast) 비디오 게임과 코인텔레그래프, 코인데스크 등 암호화폐 뉴스 앱을 설명 없이 삭제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사용자들을 속여 불법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게 한 8개의 ‘기만적인’ 암호화폐 앱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비대체성 토큰(NFT) 게임을 허용하면서 개발자에게 해당 기능을 공개하고 도박 요소를 금지하도록 요구하는 등 점진적으로 암호화폐 관련 앱에 대한 입장을 조정해왔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블록체인 콘텐츠 페이지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암호화폐 지갑, 토큰화된 디지털 자산 배포 앱, NFT 게임화 등 네 가지 유형의 앱이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번 정책 업데이트는 구글이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규제 프레임워크를 더욱 명확히 하고, 사용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비수탁형 지갑을 예외로 둔 것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의 본질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수탁형 서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려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구글의 정책 변화는 암호화폐 앱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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