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이혼 시 재산 분할의 새로운 쟁점 부상…프라이빗 키 분할 불가능, 안전한 공유 방안은?

현대 사회에서 이혼 시 재산 분할은 주택이나 은행 계좌를 넘어 비트코인 지갑과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의 핵심인 ‘프라이빗 키를 절반으로 나눌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이론적인 문제가 아닌 현실적인 법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라이빗 키는 암호화폐 지갑에 접근하고 자금을 송수신할 수 있는 고유한 문자열로, 은행의 PIN 번호나 집 열쇠와 유사하다. 타인이 프라이빗 키를 소유하면 자금을 사용할 수 있으며, 분실 시에는 암호화폐를 영구적으로 잃게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프라이빗 키를 물리적으로 절반으로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비밀번호를 절반으로 잘라 각 부분이 작동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으며, 잘못 분할할 경우 자금에 영구적으로 접근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는 이혼 시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된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법원은 암호화폐를 다른 분할 가능한 자산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실제로 뉴욕의 한 여성은 이혼 과정에서 남편이 숨겨둔 5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12 BTC)을 발견하여 법조계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변호사들은 현재 이혼 사건의 절반가량에서 디지털 자산이 등장하며, 많은 법원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한다.

암호화폐는 은행 외부에 존재하고 중앙 집중식 감독이 부족하여, 특히 한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보다 기술에 능숙할 경우 숨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익명성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지갑과 암호화폐 거래는 포렌식 회계사와 블록체인 분석 도구의 도움으로 추적될 수 있다. 법원은 암호화폐를 주식이나 예술품처럼 재산으로 취급하며, 숨길 경우 심각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의 변동성 때문에 당사자들은 가치를 결정하기 위한 특정 날짜나 평균 가치에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프라이빗 키 자체를 나눌 수는 없지만, 암호화폐 자금에 대한 접근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대표적인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샤미르 비밀 공유(Shamir’s Secret Sharing, SSS) 방식이다. 이 암호화폐 방식은 프라이빗 키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원본 키를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조각의 수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세 조각으로 나누고 그 중 두 조각만 있으면 키를 복구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는 한 사람이 단독으로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유연성을 제공하여 이혼, 상속, 사업 거래 등에 유용하다.

둘째, 다중 서명(Multisignature, Multisig) 지갑이다. 이는 거래를 승인하기 위해 여러 개의 프라이빗 키를 필요로 하는 디지털 금고와 같다. 예를 들어, 세 개의 키 중 두 개가 있어야 거래를 승인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배우자 각각이 키를 하나씩 가지고, 중립적인 제3자(변호사 등)가 나머지 키를 가짐으로써, 어느 한쪽이 단독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협력을 유도하며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수탁 서비스 또는 법적 에스크로 계약이다. 감정이 격해지거나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는 제3자(수탁 기관)가 프라이빗 키를 보관하고 법적 합의에 따라 거래를 관리할 수 있다. 이는 자금이 조기에 이동되는 것을 방지하고, 법적 공정성을 강제하며, 합의된 조건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도록 보장한다.

암호화폐 소유는 디지털적인 문제이지만, 이를 관리하고 공유하며 분할하는 방식은 인간 관계와 신뢰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라이빗 키를 물리적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올바른 도구를 사용하면 접근을 분할하고 통제를 공유하며 가치를 공정하게 나눌 수 있다. 암호화폐가 주류 자산으로 진화함에 따라, 이혼, 상속, 사업 해산과 같은 삶의 중요한 사건 동안 이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분할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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