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토큰’ 열풍 넘어…’컴퓨팅 파워’ RWA, 암호화폐 시장 새 먹거리 부상

올해 초 암호화폐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AI 테마 토큰’ 열풍이 한풀 꺾인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AI 산업의 본질적인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헤드라인을 쫓는 투자를 넘어, AI 시대의 ‘디지털 석유’로 불리는 ‘컴퓨팅 파워’ 자체를 실물자산(RWA)으로 토큰화하는 새로운 투자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골드러시 시대에 진짜 부를 거머쥔 이들은 금을 캐던 광부가 아니라, 그들에게 곡괭이와 청바지를 팔고 운송 인프라를 제공했던 이들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AI 산업의 진정한 병목점이자 핵심 가치는 개별 AI 프로젝트가 아닌, 그 프로젝트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컴퓨팅 파워’에 있다는 분석이다.

GAIB의 공동 창업자 코니(Kony)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는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약 7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컴퓨팅 파워는 AI의 생명선이자 희소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신 GPT 밈코인에 베팅하는 동안, 기관 투자자들은 조용히 하드웨어를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암호화폐 산업이 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제시되는 대안이 바로 ‘컴퓨팅 RWA’이다. 컴퓨팅 파워는 디지털 네이티브 자산이며, 그 생산량을 측정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부동산, 채권 등 수동적 RWA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투자자들은 특정 AI 토큰의 변동성에 베팅하는 대신, AI 모델을 구동하는 컴퓨팅 인프라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온체인 상에서 실질적인 ‘실물 수익(Real Yield)’으로 분배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암호화폐가 가진 본래의 이상, 즉 ‘인프라를 개방된 시장으로 만드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 시스템의 파이프라인을 탈중앙화했던 것처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컴퓨팅 파워를 토큰화하여 누구나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결국 유행은 지나가지만 인프라는 남는다. 암호화폐 산업이 AI 혁명의 단순한 수혜자를 넘어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투기적인 테마를 쫓기보다 AI 시대를 떠받치는 근본적인 ‘레일’을 까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컴퓨팅 RWA가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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