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침체 그림자, 암호화폐 시장엔 ‘유동성 단비’ 될까?

중국의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중국인민은행(PBOC)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움직임이 침체된 암호화폐 시장에 예상치 못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으며,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3%나 급감하며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위축을 보였다. 여기에 산업 생산 증가율이 0.4%에 그치고 도시 실업률마저 5.2%로 상승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등을 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중국 정부가 더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PBOC가 이르면 9월부터 부양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노무라와 코메르츠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 역시 강력한 지원 정책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특별 융자를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 팽창 정책은 전통적으로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에 호재로 작용해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글로벌 유동성과 비트코인 가격의 상관관계이다. 21셰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유동성과 무려 94%에 달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S&P 500이나 금보다도 높은 수치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질수록 암호화폐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재 전 세계 M0 통화 기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5%에 달한다. 미국 연준의 정책이 시장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중국의 통화 정책이 글로벌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만약 중국이 예상대로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이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알트코인 상승장을 이끄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될 경우, 중국발 유동성이 공급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선뜻 위험자산에 베팅하기를 주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5년물 국채 금리가 반등하는 등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중국의 다음 행보가 알트코인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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