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수탁 및 거래 기업 박트(Bakkt)가 일본의 특수 원사 제조업체 마루쇼 홋타(Marusho Hotta)의 소수 지분 인수를 최종 확정하며, 비트코인 및 기타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재무 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박트는 마루쇼 홋타의 지분 30%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마루쇼 홋타는 이번 인수 소식에 주가가 36%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마루쇼 홋타는 ‘비트코인.jp’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인데, 이는 비트코인 재무 운용사로의 사업 방향 전환을 명확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트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지분 인수를 넘어선 전략적 변모로 해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증권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핵심 암호화폐 사업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로열티 사업 부문을 매각했다고 공동 최고경영자 앤디 메인(Andy Main)은 설명했다. 이는 박트가 순수 암호화폐 인프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2018년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에 의해 설립된 박트는 초기에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선물 등 디지털 자산의 구매, 판매,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재정적 어려움과 시장 변화에 따라 여러 차례 전략적 전환을 시도해왔다. 이번 마루쇼 홋타 인수는 이러한 전환의 정점을 찍는 것으로, 일본 시장을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 및 아시아 지역으로의 국제적 확장을 동시에 노리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트의 이러한 변화는 마이클 세일러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스트래티지(Strategy)’로 사명을 변경하며 비트코인 재무 기업으로 변모한 2020년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암호화폐 재무 전략 진화 트렌드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재 수백 개의 상장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보유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채굴 기업이나 트웬티 원 캐피탈(Twenty One Capital)과 같은 전담 재무 기업뿐만 아니라 전통 기업들도 비트코인 축적을 통해 재무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비트보(Bitbo) 데이터에 따르면, 상장 기업들은 총 93만 2,000 BTC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약 4.4%에 해당한다. 여기에 비상장 기업들이 보유한 42만 6,000 BTC를 더하면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XRP) 등 알트코인을 재무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기업들의 암호화폐 재무 전략이 비트코인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자산으로 확장되는 추세이다.
박트의 이번 과감한 전략적 전환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과 함께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을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핵심 사업 모델의 일부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통 산업 기업의 인수를 통해 암호화폐 재무 사업을 강화하는 박트의 행보가 향후 기업 생태계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