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확장하는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 될 국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식 출범했다. ‘NDA체인(NDAChain)’으로 명명된 이 국영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다양한 부문에서 디지털 거래 및 기록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베트남 국가데이터협회(NDA)가 개발하고 공안부 데이터 혁신 및 활용 센터가 운영을 맡게 되는 이 플랫폼은 사이버 공격 취약성, 확장성 한계, 글로벌 통합의 어려움 등 기존 중앙 집중식 데이터 모델의 오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응우옌 후이(Nguyen Huy) NDA 기술 책임자는 NDA체인이 국가의 실시간 데이터에 대한 보호막이 될 것이며, 베트남 디지털 사회 및 경제에 “매우 중요(critical)”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블록체인이 전자정부, 금융, 의료, 물류, 교육 등 국가 시스템에 “탈중앙화된 신뢰 계층”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후이 책임자는 네트워크가 완전히 탈중앙화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베트남이 중앙 집중식 및 탈중앙화 구성 요소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데이터 아키텍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NDA에 따르면, NDA체인은 49개의 공공-민간 검증자 노드를 가진 레이어-1 허가형 블록체인(permissioned blockchain)이다. NDA와 공안부를 포함한 국가 기관들이 이 노드들을 운영하며, 썬그룹(SunGroup), 잘로(Zalo), 마산(Masan), MISA, 소비코(Sovico), VNVC와 같은 민간 기업들도 네트워크 보안에 참여할 예정이다.
허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접근 제어 계층을 포함하여, 네트워크 참여자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해 일정 수준의 통제를 허용한다. 이는 추가적인 보안 및 통제 계층을 제공하며 블록체인을 더욱 중앙 집중화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들 노드 운영자들은 거래 기록을 위한 분산원장, 자동화를 위한 스마트 계약, 그리고 베트남 국가 신원 시스템과 연동된 신원 확인 모듈을 공유한다. 플랫폼은 ‘권위 증명(Proof-of-Authority, PoA)’ 합의 프로토콜 위에서 구동되며, 보안 강화를 위해 제로-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이 접목되었다.
특히 NDA체인은 거래 데이터뿐만 아니라 NDA DID라는 탈중앙화 신원(DID) 솔루션도 지원한다. 이는 거래 시 상대방 신원을 확인하고, 서비스 접근 및 디지털 계약 서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NDA키(NDAKey)’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가 몇 초 만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사기 및 디지털 신원 도용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베트남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 인프라에 통합하려는 전략적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통해 블록체인의 분산화된 이점을 활용하면서도, 국가가 일정 부분 통제권을 유지하여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확보하려는 실용적인 접근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탈중앙화 기술을 어떻게 국가 시스템에 접목할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분산원장의 투명성과 불변성을 국가 시스템에 적용하여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민감한 데이터와 핵심 인프라에 대한 국가의 주권을 지키려는 복합적인 목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