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윌리엄 풀티(William Pulte) 청장이 추진하는 암호화폐 담보 모기지 승인 계획에 대해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해충돌 가능성과 소비자 보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제프 머클리(Jeff Merkley) 상원의원을 필두로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크리스 반 홀런(Chris Van Hollen), 매지 히로노(Mazie Hirono),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의원 등 5명은 공동 서한을 통해 해당 계획의 잠재적 위험과 미국 주택 시장 및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평가할 것을 요구했다.
암호화폐 모기지 추진에 대한 의원들의 강력한 제동
풀티 청장은 지난달 패니 메이(Fa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이 암호화폐 보유액을 미 달러로 전환하지 않고도 단독 주택 모기지 대출의 위험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제안서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암호화폐를 전통 주택 금융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로 해석되며, 현재 연방 지원 모기지 발행 기관들은 암호화폐를 달러로 전환한 후에만 대출 심사에 고려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풀티 청장의 이러한 계획이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하고, 미국 주택 및 금융 시장에 심각한 안전 및 건전성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과 유동성 위기 이력을 언급하며, 차입자들이 암호화폐 포지션을 청산하고 현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모기지 채무 불이행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사기, 사이버 해킹, 물리적 절도 등으로 인한 암호화폐 자산 손실 위험 또한 주택 소유자들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충돌 의혹 제기: 트럼프 가문과 풀티 청장 배우자의 암호화폐 보유
의원들은 이번 명령이 특정 인물들의 이해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리적 문제를 정조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암호화폐 산업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FHFA, 패니 메이, 프레디 맥이 이러한 이해관계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트럼프 가문은 특정 거래 플랫폼, 스테이블코인, 암호화폐 채굴 사업, 다양한 밈코인(memecoin) 및 NFT(Non-Fungible Token)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의원들은 풀티 청장의 배우자가 최대 200만 달러(약 27억 600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금융 공개 내역을 근거로, 청장 본인의 잠재적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들은 풀티 청장이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 각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이사회를 “업계 동맹”으로 채웠다고 비판하며,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이번 명령에 “심각한 갈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규제 기관의 최고위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해이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규제 투명성 및 과거 실패 사례 지적
의원들은 풀티 청장의 명령이 모호하며,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제안서를 어떻게 개발할지, FHFA가 위험과 이점을 어떻게 평가할지, 피드백을 어떻게 수집할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들은 “FHFA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에 대한 과거 부적절한 감독 실패”를 상기시키며, 2023년 세 은행이 “부분적으로 암호화폐 기반 사업의 증가하는 런(run) 위험 때문에” 붕괴된 사례를 언급했다.
2021년 패니 메이가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의 예금, 결제, 담보 활용이 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이지 않은 적용”이라고 평가했던 점도 강조하며, 청장에게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케이션, 명령 승인 절차, 그리고 이해충돌 방지 방안에 대한 답변을 8월 7일까지 요구했다. 이번 상원 민주당의 조사는 암호화폐가 전통 금융 시스템의 심장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규제 및 윤리적 난관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