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7월 14일부터 18일까지를 ‘암호화폐 주간(Crypto Week)’으로 지정하고 세 가지 핵심 암호화폐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및 암호화폐 의제를 전폭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정책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프렌치 힐(French Hill)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글렌 톰슨(Glenn Thompson) 하원 농업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은 목요일 공동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 스테이블코인 법안, 그리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법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이크 존슨 의장은 “하원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및 암호화폐 의제를 전폭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주간’ 동안 CLARITY Act, 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그리고 상원의 GENIUS Act 등 세 가지 획기적인 법안을 시의적절하게 심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GENIUS Act를 의회가 8월 한 달간의 휴회에 들어가기 전 가능한 한 빨리 통과시키기를 원한다고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이 대대적으로 지지하고 자금을 지원했던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공약 이행의 시작을 의미한다. 제미니(Gemini)의 유럽 책임자인 마크 제닝스(Mark Jennings)는 “행정부가 올해 매우 빠르게 법안을 추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는 암호화폐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주제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러한 입법 가속화는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규제와 영국(UK)의 신중한 접근 방식과 비교되며 주목받고 있다. MiCA는 2023년에 채택되어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로 간주되지만, 30개 국가 규제 기관이 이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州) 차원의 규제 단편화에 직면할 수도 있다. 반면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며 MiCA와 미국 법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최적의 부분을 수용하려는 ‘세컨드 무버 이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제닝스는 혁신이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규제 당국도 이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경고한다. “때로는 지켜봐야 하지만, 다른 관할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반응적이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는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의 이점에 초점을 맞추고 혁신을 억압하지 않는 보다 신중한 접근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공화당의 ‘암호화폐 주간’ 선포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미국이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암호화폐 기업들에게 명확한 규제 환경을 제공하여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