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드만삭스와 뉴욕멜론은행 등 유수의 전통 금융기관들이 머니마켓펀드(MMF)를 토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통 금융이 급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응하여 ‘현금 자산’으로서의 MMF 매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포석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의 전략가 테레사 호는 이러한 서비스가 MMF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마진 담보와 같은 새로운 활용 사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18일 서명하여 법률로 제정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가속화하며 전통 금융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의 속도와 예측 가능성을 통합하려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니어스 법은 특히 미국 내 이자 지급형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하여, MMF와 같은 전통적인 현금 등가물 상품들이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에서 차별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했다.
JP모건의 전략가들은 이러한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레사 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골드만삭스와 뉴욕멜론은행의 토큰화 노력이 MMF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금이나 국채를 예치하는 대신, 머니마켓펀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도 이자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는 MMF의 다용도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의 부상은 전통 은행들이 국채 수요를 줄여 신용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미국 정부에 자문하는 업계 그룹인 재무부 차입 자문 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의 국채 수요를 감소시켜 잠재적으로 신용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MMF 역시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크레인 데이터(Crane Data)의 피터 크레인 사장은 지니어스 법 통과 전에는 MMF 부문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국채 시장 유동성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크게 확장되지 않는 한 이러한 유동성 우려는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tate Street Global Advisors)의 이에-신 훙 사장 겸 CEO는 지난달 한 컨퍼런스에서 월스트리트가 토큰화 트렌드에 너무 늦게 합류한다면 “현금은 왕관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전통 금융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옵토스 랩스(Aptos Labs)의 솔로몬 테스파예는 스테이블코인이 MMF의 역할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지니어스 법은 스테이블코인이 토큰화 시장으로 진입하는 더 많은 온램프를 생성함으로써 양 부문 모두에 이점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큰화 기업 시큐리티즈(Securitize)의 마이클 손샤인 사장은 지니어스 법이 규제 불확실성 없이 토큰화를 수용하려는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실물자산(RWA)의 토큰화, 특히 사모 신용 및 미국 국채는 올해 블록체인의 가장 두드러진 활용 사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면, 토큰화된 RWA 시장은 256개 발행처를 통해 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테스파예는 “앞으로는 RWA가 파생상품, 지적재산권, 또는 더욱 이색적인 자산군과 같은 복잡한 자산군으로 확장되는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하며 시장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전통 금융기관들의 MMF 토큰화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통적 자산의 가치를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금융 생태계와 연결하려는 핵심적인 시도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