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비트코인 채굴장 소음 공해 심각… 주민 건강 피해 및 소송 확산

비트코인 채굴장에서 소음이 발생하여 인근 주택가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표현한 레트로 삽화.

미국 텍사스주 그랜베리 지역의 주민들이 마라 홀딩스(MARA Holdings)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채굴 시설로 인해 극심한 소음 공해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과 사회적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대규모 암호화폐 채굴 사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랜베리 주민들에 따르면, 마라 홀딩스의 300메가와트(MW) 규모 비트코인 채굴 시설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거의 끊이지 않아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후드 카운티의 미편입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채굴장에서 1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주하고 있다. 비영리 옹호 단체 ‘모어 퍼펙트 유니온(More Perfect Union)’이 공개한 영상에서 한 고령의 주민은 “두통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며 채굴장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환경법 전문 비영리 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맨디 드로쉬 변호사는 이 소음을 “일반적인 교통 소음과는 다른, 저주파의 특수한 소음”으로 규정하며 “끊임없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이러한 소음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면서 감각적, 정서적, 심리적, 건강상 악영향을 받고 있으며, 기존 질환까지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입원, 만성 두통, 심지어는 말의 죽음까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소음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2024년 10월 당시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이었던 마라 홀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비트코인 채굴 작업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이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가 마라 홀딩스와 어스저스티스에 관련 의견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의 환경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암호화폐 채굴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열은 인근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라 홀딩스는 최근 1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 추가 매입 계획을 밝히는 등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마라 홀딩스는 약 50,000 BTC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트코인 채굴 산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대선 캠페인에 활용하는 등 정치적 논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한 그랜베리 주민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비트코인 산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되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암호화폐 채굴 산업은 경제적 기회와 함께 지역 환경 및 주민 복지 사이의 복잡한 균형 문제를 야기하며, 향후 미국 정책 결정과 대중 인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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