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가 유럽 연합(EU) 사용자들에게 오픈AI(OpenAI) 사모 주식 토큰을 배포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픈AI 측은 로빈후드가 배포한 토큰이 회사 지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이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를 지지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AI 공동 설립자 일론 머스크는 이를 두고 “당신의 ‘지분’은 가짜”라며 맹렬히 비판해 토큰화된 사모 시장의 투명성과 본질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 월요일 토큰화된 주식 거래 진출의 일환으로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출시하고, EU 고객들에게 5달러 상당의 오픈AI와 스페이스X(SpaceX) 토큰을 배포했다. 로빈후드 측은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토큰 증정은 “자격 있는 유럽 고객”에게만 제한되었으며, “이 토큰들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모 시장에 대한 간접적인 노출을 제공하고 접근성을 열어준다. 이는 로빈후드가 특수 목적 법인에 대한 소유 지분을 통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즉, 로빈후드가 투자한 특수 목적 법인의 지분을 토큰화하여 제공한 것이며, 이는 오픈AI나 스페이스X 자체의 직접적인 지분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픈AI의 기업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18년 오픈AI 이사회를 떠난 이후, 오픈AI가 비영리적이고 미션 중심의 모델에서 이윤 중심의 모델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하며, 오픈AI가 정관을 위반하고 자선 자산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유용했다고 비난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로빈후드의 토큰화 상품이 실제 기업의 지분을 대표하는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로빈후드의 토큰화 주식 거래 추진은 지난 2025년 5월 유럽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계획이 처음 언급되었으며, 미국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토론토에서 열린 컨센서스 2025(Consensus 2025) 행사에서 로빈후드 암호화폐 부문 수석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 요한 케르브라트(Johann Kerbrat)는 플랫폼에 토큰화된 실물 자산(RWA)을 통합하는 것이 금융 포용성을 증진한다고 강조했다. 로빈후드의 토큰화 주식 시장 진출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토큰화된 주식, 국채, 회사채 및 기타 전통 자산들을 플랫폼에 통합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이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로빈후드는 토큰화가 자산의 분할(fractionalization)을 통해 사모 펀드, 사모 대출, 상업용 부동산 투자와 같이 이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산 클래스를 일반 대중에게 개방한다고 주장한다. 사모 펀드와 사모 대출은 일반적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가능 자산을 보유하거나 EU 및 미국 규제에 따른 연간 소득 및 인가 요건을 충족하는 ‘적격 투자자’에게만 허용되어 왔기 때문에 일반 소매 투자자들에게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했다.
로빈후드 CEO이자 공동 설립자 블라드 테네브(Vlad Tenev)는 최근 프랑스 칸에서 열린 회사 행사에서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토큰화된 실물 자산 거래 출시를 발표하며 “암호화폐는 단순한 투기 자산 이상이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간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로빈후드와 오픈AI의 토큰화 주식 논란은 토큰화가 가져올 수 있는 금융 포용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발행 주체의 명확성, 지분 대표성, 투자자 보호와 같은 중요한 숙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특히, 사모 시장의 토큰화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투자자 교육과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수적임을 시사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