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확장성과 성능 향상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는 종종 네트워크의 복잡성 증가와 안정성 저하라는 딜레마를 야기한다. 최근 폴리곤(Polygon)의 하임달 V2(Heimdall V2) 메인넷에서 발생한 다운타임은 이러한 블록체인 개발의 근본적인 도전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난 수요일, 폴리곤 지분증명(PoS) 체인의 합의 클라이언트인 하임달 V2 메인넷이 ‘합의 버그’로 추정되는 문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폴리곤 팀은 신속하게 서비스를 복구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사건은 네트워크의 복잡성 증가가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폴리곤의 업데이트에 따르면, 이번 중단은 미확인 검증자의 네트워크 이탈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약 한 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다행히 블록 생성 및 트랜잭션 처리를 담당하는 보르(Bor) 레이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큰 혼란은 피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은 하임달 레이어에서 발생한 첫 번째 문제가 아니다. 2022년 3월에도 폴리곤은 하임달 V1 레이어의 소프트웨어 버그로 인해 몇 시간 동안 다운타임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버그는 검증자들이 서로 다른 버전의 블록체인에 머물게 하면서 네트워크 중단을 초래했다. 이러한 반복적인 문제는 폴리곤이 성능 향상을 위해 도입하는 기술적 복잡성이 네트워크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임달 V2 업그레이드는 지난 7월 초에 단행되었으며, 최종성 시간을 약 5초로 단축하고 코멧BFT(CometBFT) 및 코스모스-SDK v0.50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 스택을 업그레이드했다. 폴리곤 공동 설립자 산딥 나일왈(Sandeep Nailwal)은 이를 “2020년 출시 이후 폴리곤 PoS가 겪은 가장 기술적으로 복잡한 하드포크”라고 언급했다. 단축된 블록 시간과 향상된 네트워크 처리량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핵심 목표이지만, 이러한 성능 향상은 시스템에 더 많은 복잡성을 도입하고 잠재적인 ‘고장 지점(breaking points)’을 증가시킨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어야 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게 일관된 네트워크 가동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전통 금융의 대안을 자처하는 블록체인에게 다운타임은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폴리곤의 사례는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성능과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고성능을 위한 복잡한 아키텍처는 잠재적인 버그와 취약점을 내포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폴리곤과 같은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향후에도 성능 향상과 더불어 네트워크의 견고성과 복원력을 강화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블록체인 기술이 주류로 채택되기 위한 필수적인 신뢰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걸쳐 확장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기술적, 운영적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