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가 과거 암호화폐 산업과의 갈등을 딛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나이지리아 증권거래위원회(SEC) 국장 에모티미 아가마(Emomotimi Agama)는 자국 규제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 기업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목요일 현지 언론인 ‘더 케이블(The Cable)’을 통해 전했다.
아가마 국장은 “나이지리아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개방되어 있지만, 우리의 시장을 보호하고 나이지리아인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조건 하에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핵심 위험 관리 원칙 준수를 보장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애플리케이션에 중점을 둔 일부 기업들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온보딩했다”고 덧붙였다. 아가마 국장의 이러한 발언은 라고스에서 열린 나이지리아 스테이블코인 서밋에서 나왔다. 그는 패널 토론 중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나이지리아의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역설하며, “역사책이 아프리카의 금융 혁명을 기록할 때, 오늘이 잠재력에서 행동으로 옮겨간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월 말 나이지리아의 암호화폐 규제 접근 방식이 변화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시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은 나이지리아에 물리적 사무실을 개설할 계획을 발표하며, 나이지리아를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지칭했다. 블록체인닷컴 아프리카 총괄 책임자 오웨나이즈 오디아(Owenize Odia)는 당시 “나이지리아는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이지리아는 과거 암호화폐와 험난한 관계를 맺어왔다. 지난 3월, 모하메드 이드리스(Mohammed Idris) 나이지리아 정보부 장관은 자국 내 많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소송이나 형사 기소에 직면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강제 집행 노력은 누구를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법률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도 규제 없이 운영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나이지리아가 지난 2월 바이낸스를 상대로 815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며, 바이낸스가 나이지리아 현지 통화인 나이라화의 폭락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던 사건 이후에 나왔다. 현지 검찰은 또한 바이낸스가 20억 달러의 체납 세금을 빚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나이지리아 정부는 합리적인 암호화폐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나이지리아 관리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드리스 정보부 장관은 3월 오피니언 기사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다른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우리 경제의 변두리에 있지 않다”며, “우리 국민이 거래하고, 창조하고, 구축하는 방식의 핵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번 아가마 국장의 발언은 나이지리아가 과거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암호화폐,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국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분명한 정책적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보여준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 기업들이 규제 준수 환경에서 실험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며,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블록체인 허브로 도약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의 법적 분쟁과 통화 가치 하락 논란을 넘어, 나이지리아가 어떻게 암호화폐 기술을 자국 금융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통합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