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동산 시장 ‘지각변동’ 예고… 게이츠社, 오아시스 손잡고 1000억 원대 도쿄 부동산 토큰화 착수

비트코인 로고가 새겨진 거대한 금고문이 달린 기업 건물의 레트로 스타일 일러스트레이션.

일본 부동산 시장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의 고성장 부동산 투자 기업 게이츠(Gates Inc.)가 블록체인 플랫폼 오아시스(Oasys)와 손잡고 도쿄 중심부의 부동산 자산 7,500만 달러(약 1,035억 원) 규모를 토큰화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 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토큰화 사례 중 하나로, 유동성이 낮은 거대 자산인 부동산을 잘게 쪼개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물자산 토큰화(RWA, Real-World Asset tokenization)’ 시대가 본격 개막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양사 모두에게 중대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2024년 1억 4,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파이낸셜 타임즈의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2023’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게이츠는 현재 나스닥 상장을 위한 로드쇼를 진행 중인 유망 기업이다. 게이츠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일본 전체 부동산 시장의 약 1%에 해당하는 2,000억 달러(약 276조 원) 이상의 자산을 순차적으로 토큰화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게이츠의 세키노 유시 CEO는 “일본 내에서 필요한 금융 및 부동산 사업 라이선스를 이미 확보했으며, 해외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규제 준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게이밍 특화 블록체인으로 시작한 오아시스에게 이번 협력은 사업 영역을 RWA 분야로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오아시스의 마츠바라 료 대표는 “수익이 자동으로 재투자되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토큰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부동산 토큰이 단순한 소유권 증명을 넘어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창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양사는 향후 미국, 유럽, 필리핀 등 해외로 토큰화 모델을 확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게임 및 애니메이션과 같은 지적재산권(IP) 자산까지 토큰화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토큰화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딜로이트 금융 서비스 센터가 2025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토큰화 부동산 시장 규모는 2024년 3,000억 달러 미만에서 연평균 27% 이상 성장하여 2035년에는 4조 달러(약 5,52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두바이에서는 토큰화된 부동산 매출이 180억 달러에 달했으며, 미국 뉴저지주는 2,400억 달러 상당의 부동산 증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부동산 토큰화가 각광받는 이유는 고질적인 ‘비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폴리곤 랩스의 마크 부아론 CEO는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자산 가치가 할인되는 ‘비유동성 할인’ 문제를 겪어왔다”며 “토큰화가 바로 이 유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거액의 자금이 묶여 소수의 자산가만 참여할 수 있었던 부동산 투자가, 토큰화를 통해 소액으로도 분할 소유 및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대중적인 투자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잠재력에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범유럽 펀드매니저 APS는 블록체인 기반 투자 플랫폼 메타웰스(MetaWealth)를 통해 340만 달러 상당의 토큰화 부동산 자산을 인수하기도 했다.

게이츠와 오아시스의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이라는 보수적인 금융 시장에서 RWA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단순히 부동산 투자 방식의 변화를 넘어, 국경과 자산의 종류를 초월하는 진정한 ‘자산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