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법부, 일론 머스크의 X 정조준… ‘알고리즘 조작 통한 여론 개입’ 혐의 공식 수사 착수

프랑스 국기가 그려진 커프스링크를 한 손이 X 로고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레트로 스타일의 일러스트레이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가 프랑스에서 심각한 사법적 위기에 직면했다. 프랑스 공공 검찰청이 X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조직적인 데이터 불법 추출 및 여론 조작 가능성에 대해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머스크의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 비전이 유럽 시장에서 중대한 암초를 만났다.

현지시각 금요일,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성명을 통해 X가 자동화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의 작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사기적인 방법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추출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12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공화국을 위한 앙상블’ 소속의 에릭 보토렐 하원의원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고위 정부 관리가 각각 파리 검찰청 사이버 범죄 부서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촉발되었다.

보토렐 의원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X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정보 편향이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견해를 관철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초기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랑스 사법 시스템이 외국의 정보 간섭에 맞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프랑스 국립 헌병대의 사이버 범죄 전담 부서인 J3에 배당되었다. J3는 지난 2024년 8월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의 체포를 이끈 수사를 지휘한 바 있어, 이번 수사 역시 상당한 강도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수사의 초점은 ‘조직적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서 자동화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의 운영 방해’와 ‘조직적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서 자동화된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부터의 사기성 데이터 추출’이라는 두 가지 핵심 혐의에 맞춰져 있다.

X는 2022년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된 이후 유럽 규제 당국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2월, 독일의 두 비정부기구(NGO)는 연구자들이 선거 개입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도록 X가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참여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베를린 지방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냈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은 현재 X가 새로운 랜드마크 규제인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다. DSA는 온라인 플랫폼에 불법 콘텐츠 삭제 의무를 부과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강력한 법안이다. 이번 프랑스의 공식 수사는 머스크가 추진하는 X의 금융 허브 전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암호화폐를 핵심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를 X에 통합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 서비스를 EU 내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승인과 함께 사용자의 절대적인 신뢰가 필수적이다.

플랫폼의 핵심인 알고리즘이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작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사법 당국의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자신의 금융 정보를 X에 맡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번 수사는 단순히 하나의 법적 분쟁을 넘어, X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다.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머스크의 ‘X 제국’ 건설 계획은 유럽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좌초될 위기에 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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