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BTC) 법정 통화 채택 실험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대출 협약으로 인해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광범위한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비트코인 채택 NGO인 마이 퍼스트 비트코인(My First Bitcoin)의 총괄 매니저 쿠엔틴 에렌만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MF 협약에 따라 비트코인 법정 통화 지위가 철회되면서 공공 비트코인 교육이나 국가 주도의 채택 이니셔티브에 공백이 생겼다고 밝혔다.
에렌만은 번역된 성명을 통해 “정부가 IMF와 이 계약을 체결한 이후, 비트코인은 더 이상 법정 통화가 아니며, 우리는 국민을 교육하려는 다른 어떤 노력도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비트코인을 계속 축적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에게는 이롭더라도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국가적 비트코인 보유량 증대가 대중의 실제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IMF 대출 협약의 일환으로 더 이상 새로운 비트코인을 구매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오피스(El Salvador Bitcoin Office)가 매일 비트코인을 축적하고 있다는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지난 1월, 엘살바도르 의회는 IMF 대출 협약 준수를 위해 비트코인에 대한 공공 부문의 개입을 축소했으며, 이로 인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이 실패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코인텔레그래프가 2023년 엘살바도르를 방문하여 소상공인과 일반 시민들이 비트코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직접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일부 긍정적인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어, 조 홀(Joe Hall)은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를 통해 호스텔 숙박비를 지불했고, 호스텔 직원은 기자에게 “신용카드보다 빠르다”고 언급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을 거의 즉시 전송할 수 있어 일상적인 소액 결제에 적합하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교육 부족은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의 광범위한 채택에 여전히 주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기자가 호스텔 직원에게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결제를 수락하는 방법을 직접 보여줘야 했을 정도로,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교육 수준은 아직 미흡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은 법정 통화 지위 부여만으로는 대중의 실질적인 비트코인 활용을 담보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이번 IMF 협약과 그로 인한 대중 교육 및 국가 주도 채택 노력의 부재는, 국가가 주도하는 암호화폐 도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사용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정책은 이제 외부 기관의 압력과 내부적 실행력이라는 이중적인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