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뢰’ vs 홍콩의 ‘속도’…아시아, RWA 토큰화 허브로 급부상

저울의 한쪽에는 일본을 상징하는 견고한 은행 건물이, 다른 한쪽에는 홍콩을 상징하는 빠른 로켓이 놓여 균형을 이루는 레트로 스타일 삽화.

일본, 홍콩, 두바이를 필두로 한 아시아 지역이 현실 세계 자산(Real-World Asset, RWA) 토큰화의 글로벌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과거 관망하던 서구권 기관 투자 자본이 아시아의 명확한 규제 환경과 혁신성에 이끌려 대거 유입되면서, 아시아는 이제 단순한 자본의 종착지가 아닌 ‘혁신의 참여자’로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로 다른 성공 방정식: 일본과 홍콩

프로토콜 성장 전문 기업 스타테일 그룹(Startale Group)의 마르텐 헨스켄스(Maarten Henskens) 프로토콜 성장 총괄은 “서구 기관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은 단순히 자본을 쫓는 것을 넘어, 혁신에 참여하기 위함”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RWA 채택을 선도하는 일본과 홍콩의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접근 방식에 주목했다. 일본은 신중하고 미래지향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관의 신뢰라는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다. 헨스켄스 총괄은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의 증권형 토큰 발행 인프라는 일본 생태계가 얼마나 성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의 ‘자금결제법(Payment Services Act, PSA)’은 신뢰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 준비금의 최대 50%를 저위험 국채나 정기예금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매우 상세한 규제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안정성과 신뢰 구축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반면, 홍콩은 ‘속도’를 무기로 규제 혁신의 패스트트랙인 ‘프로젝트 앙상블(Ensemble Sandbox)’을 출범시키며 신속하게 움직였다. 헨스켄스 총괄은 “일본이 장기적인 깊이를 구축하는 동안, 홍콩은 민첩성이 어떻게 실험을 현실로 만드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교했다. 홍콩의 방식은 빠른 실험과 시장 피드백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두바이의 가세와 ‘네트워크 효과’

아시아의 토큰화 열풍에 불을 지피는 또 다른 주자는 두바이다.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은 토큰화된 증권의 발행 및 거래를 장려하는 진보적인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글로벌 투자자와 핀테크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5월 VARA는 RWA 토큰화를 위한 조항을 포함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으며, 변호사 이리나 히버(Irina Heaver)에 따르면 이는 발행사와 거래소에 토큰화된 부동산 자산을 출시하고 거래할 수 있는 명확한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두바이 토지부(DLD)는 VARA 및 주요 개발사들과 협력하여 두 채의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토큰화하고 판매했으며, 전체 물량이 단 몇 분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구매자들은 35개국 이상에서 왔으며, 특히 70%가 두바이 부동산에 처음 투자하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은 토큰화가 새로운 투자자 유입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증명한다. 헨스켄스 총괄은 “우리는 이미 네트워크 효과를 목격하고 있다. 한 관할권의 혁신이 다른 관할권의 발전을 촉발한다”며 “서로 다른 지역이 각기 다른 결과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신뢰, 홍콩의 속도, 두바이의 개방성이 결합하며 아시아 전체가 RWA 토큰화라는 거대한 실험장이자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 앞으로 국경 간 상호운용성 문제가 해결되면, 아시아발(發) 토큰화 혁명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잠재력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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