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당국에 의해 8개월간 억류됐다가 석방되어 지난 2024년 10월 미국으로 귀국한 바이낸스의 전 임원 티그란 감바리안이 6월 6일부로 회사에 사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새로운 행보를 예고했다. 감바리안의 사임은 단순한 직장 이동을 넘어, 그의 독특한 경험과 전문성이 급변하는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감바리안은 사임 발표와 함께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에 계속 남을 것이며, 그동안 법 집행 기관의 조사에 기여해 온 자신의 경험을 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자산이 전통 금융 및 국가 안보와 점점 더 융합됨에 따라, 기술, 법 집행, 규제 준수 사이를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고 경험 많은 운영자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공 부문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사명을 가진 민간 기관에서 계속해서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그가 향후 암호화폐 분야의 규제 준수, 컴플라이언스 강화, 또는 공공 부문과의 협력 증진과 관련된 역할을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감바리안의 지난 8개월간의 나이지리아 억류 경험은 그의 향후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2024년 2월 동료 바이낸스 임원 나딤 안자르왈라와 함께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로 정부 규제 당국 관계자들과의 회의에 참석했다가 체포됐다. 두 임원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제기한 별도 사건과 관련해 자금세탁 및 조세 회피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에 대응하여 바이낸스는 2024년 3월부터 나이라(Naira) 통화 관련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 안자르왈라는 같은 달 나이지리아를 탈출해 케냐로 도피했으나, 감바리안은 계속 구금 상태로 남았다. 그는 2024년 4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감바리안은 바이낸스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의 변호인과 지지자들은 그의 억류가 부당하며, 협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구금 중 치료받지 못한 여러 질병으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국제적인 비난을 불러왔다. 다행히 2024년 6월, 나이지리아 연방 국세청(FIRS)은 두 바이낸스 임원에 대한 세금 관련 혐의를 철회했다. 이후 2024년 10월, 경제금융범죄위원회(EFCC)도 감바리안에 대한 나머지 자금세탁 혐의를 철회하면서 그의 석방과 나이지리아 출국이 이뤄졌다. 감바리안은 오랫동안 바이낸스 내에서 법 집행 협력 및 규제 준수 팀의 주요 일원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 수사 기관과 협력해 암호화폐 관련 범죄 퇴치에 기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험은 그를 기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규제 및 법 집행 환경을 깊이 이해하는 독특한 인물로 만들었다. 그의 사임은 바이낸스에게 중요한 인력 이탈이지만, 동시에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쳐 규제 당국과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에 그의 경험이 다른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그의 발언처럼, 기술 발전과 함께 규제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기술과 법률, 준법 감시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전문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바리안이 어떤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