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공동 창립자 아서 브리토, 14년 만의 SNS 침묵 깨고 ‘미스터리’ 모습 드러내

리플(Ripple)의 미스터리한 공동 창립자 아서 브리토(Arthur Britto)가 2011년 X(구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 게시물을 올리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입을 다문 얼굴 이모티콘 하나로 모든 대중적 활동의 침묵을 깬 브리토의 행보는, 그를 둘러싼 ‘유령’과 같은 이미지와 극도의 사생활 보호 성향을 더욱 부각시키며 암호화폐 산업 내 은둔형 핵심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브리토는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마운트곡스(Mt. Gox) 설립자 제드 맥칼렙(Jed McCaleb)과 함께 2012년에 XRP 렛저(XRP Ledger)를 개발하고 이후 XRP 토큰 추가에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슈워츠, 맥칼렙, 크리스 라슨(Chris Larsen)과 함께 뉴코인(NewCoin)을 공동 창립했으며, 이 회사는 나중에 오픈코인(OpenCoin)을 거쳐 리플 랩스(Ripple Labs)로 리브랜딩되었다. 이후 브리토는 리플의 고문 역할을 맡았다. 그가 ‘유령’으로 불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의 검증된 사진은 물론, 이모티콘 게시물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공개 인터뷰나 공식 성명을 발표한 적이 없으며,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또한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폴리사인(PolySign)의 설립자이자 회장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한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의 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플 랩스 소송 문서에서도 그가 XRP의 공동 창립자라는 언급 외에는 이름만 등장할 뿐, 그의 존재는 늘 베일에 싸여 있었다. 브리토의 사생활 보호 성향은 그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음모론까지 낳았지만, 데이비드 슈워츠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그가 “분명히 다른 별개의 인간”이며 “매우 사적인 인물”임을 확인해왔다. 리플의 커뮤니케이션 팀은 2019년 더 블록(The Block)에 브리토가 “내성적이고 극도로 사적”이며 개인적인 이유로 대중적 인물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SNS 게시물은 14년간의 침묵을 깼다는 점에서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게시물 이후 XRP 가격이 24시간 동안 8.1% 상승하는 등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비록 이 시점에 이스라엘-이란 분쟁의 휴전 재개에 대한 낙관론으로 시장 전반이 반등한 영향도 있었지만, 브리토의 움직임이 XRP 커뮤니티에 미치는 상징적인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아서 브리토의 이번 게시물은 단순히 개인의 소통 행위를 넘어, 암호화폐 산업 내 핵심 개발자 및 창립자들의 고유한 문화와 특성을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대중의 시선을 피하려는 그의 행보는 ‘코드 이즈 로(Code is Law)’를 외치며 익명성을 중시했던 초기 암호화폐 사상가들의 면모를 떠올리게 한다. 앞으로 그가 어떤 형태로든 대중과 소통을 이어갈지는 미지수이나, 그의 한 마디, 심지어 이모티콘 하나가 시장과 커뮤니티에 미치는 파급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