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에 대한 과거 기소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제미니는 최근 CFTC 감사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2022년 자신들을 상대로 제기된 ‘허위 진술’ 혐의가 CFTC 집행부(DOE) 변호사들의 “이기적인 경력 향상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의 주장은 CFTC 내부의 투명성과 책임감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제미니 측은 CFTC가 2017년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시장 조작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자사가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했다는 혐의로 2022년 6월 기소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박해왔다. 이 사건은 올해 1월 제미니가 500만 달러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으나, 당시 제미니는 혐의를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았으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서한에서 제미니는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이 “신뢰할 수 없는 전 직원의 거짓으로 가득 찬 내부 고발”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내부 고발자는 2017년 중순 수백만 달러 규모의 리베이트 사기를 은폐하려다 해고된 전 운영 책임자 벤자민 스몰(Benjamin Small)로 지목되었다. 제미니에 따르면, 스몰은 해고에 대한 보복으로 CFTC에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악의적인 캠페인’을 벌였다는 것이다. 제미니는 스몰이 Hashtech LLC, Alex Ruthizer, Jonathan David, Cardano Singapore PTE Ltd. 및 Satoshi Kobayashi 등과 공모하여 “특정 수수료 구조를 남용하고 상당한 리베이트를 부당하게 챙기기 위해 거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COO였던 스몰이 이러한 행위를 승인했고, 이는 윙클보스 형제에 의한 그의 해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해고 이후 스몰은 제미니가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조작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CFTC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내부 고발을 했다. 제미니는 CFTC 변호사들이 스몰의 주장을 “즉시, 그리고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 2018년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제미니는 또한 자사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이 “19개월 동안 정상적으로 운영되었으며, 그 기간 동안 계약 조작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CFTC의 기소 자체가 근거가 미약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논란은 캐롤라인 팜(Caroline Pham) CFTC 의장 대행이 2024년 5월 성명을 통해 “의심스러운 집행 조치들”을 비판하며 집행부의 개혁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힌 시점에 불거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제미니는 팜 의장 대행의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며, CFTC가 “이러한 불량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심각한 자기 성찰과 장기적인 헌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제미니는 또한 CFTC의 개혁 노력에 “어떤 역량으로든 기꺼이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거래소와 규제 당국 간의 분쟁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규제 당국 내부의 윤리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직원의 내부 고발에 대한 신뢰성 문제와 규제 기관의 철저한 사실 확인 의무가 다시 한번 부각되면서, 향후 유사 사례 발생 시 규제 당국의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