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로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에서 소외되었던 리플(XRP)이 플레어 네트워크(Flare Network)의 브리징 기술을 통해 디파이 영역으로 진입하며 ‘휴면 유동성’을 해제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는 XRP 보유자들에게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디파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XRP를 중심으로 한 디파이 생태계인 XRPFi는 XRP 레저(XRPL)의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XRP가 스마트 계약 기반의 디파이 프로토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플레어 네트워크는 데이터 집중형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설계된 풀스택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XRP와 같은 비(非)스마트 계약 자산을 디파이 생태계에 연결하는 중요한 브리지 역할을 수행한다. 플레어의 인프라 핵심에는 ‘FAssets’라는 시스템이 있다. FAssets는 XRP를 비롯한 다양한 자산의 완전 담보화된 표현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FXRP는 XRP의 랩핑(wrapped) 버전으로, XRP 보유자들이 이를 플레어 네트워크 내 디파이 프로토콜에 배포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혁신은 FXRP를 스테이킹함으로써 ‘stXRP’라는 유동 스테이킹 토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플레어의 성장 책임자인 맥스 럭(Max Luck)은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설정은 XRP 보유자들이 스테이킹을 지원하지 않는 자산에서 네이티브와 같은 스테이킹 수익률을 잠금 해제할 수 있게 하며, 유동성을 희생하지 않고도 수동적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XRP 보유자들이 단순히 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 이를 활용하여 디파이 수익 농사(yield farming), 대출,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동안 XRP는 시가총액과 거래량 측면에서 상위권에 속하면서도 이더리움(Ethereum)이나 솔라나(Solana) 기반의 자산들처럼 활발하게 디파이 생태계에 참여하지 못했다.
XRPL은 빠른 거래 속도와 낮은 수수료가 강점이지만, 복잡한 스마트 계약 기능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플레어 네트워크의 FAssets 시스템은 이러한 제약을 우회하여 XRP의 잠재적 유동성을 디파이 시장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디파이 시장의 전반적인 규모와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플레어 네트워크의 움직임은 비트코인(BTC)을 디파이에 통합하려는 브리징 노력이나 이더리움 유동 스테이킹 파생상품의 성장과 같은 광범위한 트렌드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양한 블록체인 생태계와 자산 간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높이려는 노력은 전체 웹3(Web3) 생태계의 성숙과 발전에 필수적이다. XRPFi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활성화된다면, 이는 XRP의 활용 사례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XRP의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