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토큰화 美 국채 펀드, 디파이 담보로 채택…전통 금융-디파이 융합 가속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토큰화된 미국 국채 펀드 ‘BUIDL(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과 현물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에서 기관 및 전문 투자자들을 위한 거래 담보로 채택되면서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DeFi) 간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전통 금융 자산이 블록체인 기반의 디파이 생태계로 편입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BUIDL은 낮은 변동성과 수익률을 제공하는 디지털 형태의 금융 상품으로, 현재 토큰화된 미국 국채 시장 점유율의 약 40%를 차지하며 그 규모는 약 29억 달러에 달한다. 데리빗과 크립토닷컴은 기관 트레이더들이 이러한 BUIDL 펀드를 계정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레버리지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 요건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포브스(Forbes)는 보도하였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유동성 높은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제공한다. 전통적인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페깅을 통해 법정화폐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토큰화된 미국 국채 상품은 여기에 ‘수익 창출’이라는 속성을 더하여 전통적인 스테이블코인의 대안으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미 국채라는 신뢰도 높은 기초 자산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스테이블코인보다 더욱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디파이 프로토콜 내에서 추가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암호화폐 시장이 단순히 투기적 자산 거래를 넘어 실제 금융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 같은 상품을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토큰화된 자산을 직접 활용하여 효율적인 자본 운용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BUIDL의 디파이 담보 채택은 앞으로 더 많은 전통 금융 자산이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되고, 디파이 프로토콜과 연동되어 새로운 금융 상품 및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실물 자산 토큰화(RWA)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며, 전통적인 자산 관리 방식과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적인 금융 시스템 간의 경계를 허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통합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 투명성 및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