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시장의 주요 자산으로 부상한 비트코인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란 분쟁 심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유가와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기관 투자자와 ETF 유입으로 전통 금융 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취약점이다. 최근 미국 공습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란이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위협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지정학적 불안정은 글로벌 유가를 급등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전반적인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비트코인은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경제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아왔으며, 2022년 테라 붕괴, 셀시우스 및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 파산 등 암호화폐 고유의 충격과 더불어 거시 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악의 여름을 보낸 바 있다.
과거 비트코인의 여름철 성과는 중국 채굴 금지, 반감기 주기,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등 암호화폐 고유의 충격과 경제 동향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기업 재무부의 비트코인 보유 증가, 기관 투자자의 유입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 시장과 더욱 밀접하게 통합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244개 이상의 기업이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추가 수익 창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전통 금융 시장과의 연동성이 심화되면서, 비트코인은 이전보다 더 광범위한 거시경제적 요인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등 거시 경제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이벤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S&P 500 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더 이상 ‘탈중앙화’된 고립 자산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및 지정학적 흐름과 긴밀하게 엮인 주류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중동의 불안정성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유가와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금융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에 더욱 깊이 통합될수록, 이러한 외부 충격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 내의 고유한 촉매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과 거시 경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은 곧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들에 대한 대응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