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 ICE)의 자회사이자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기업인 백트 홀딩스(Bakkt Holdings Inc.)가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 규모의 유가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발표하며, 비트코인(BTC) 매입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 뒤에는 회사의 ‘제한된 운영 이력’과 ‘지속적인 운영 손실’, 그리고 ‘계속 기업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상당한 의문’이라는 재정적 도전 과제가 놓여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트는 지난 목요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3 양식 서류를 제출하며 보통주, 우선주, 채무 증권, 워런트 등 다양한 형태의 유가증권을 발행할 의사를 밝혔다. 이번 달 초 백트는 “더 광범위한 재무 및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비트코인 및 기타 디지털 자산에 자본을 할당할 수 있도록” 투자 정책을 업데이트했으며, 아직 첫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초과 현금, 향후 지분 또는 채무 조달 수익, 또는 기타 자본원을 사용하여 비트코인 또는 기타 디지털 자산을 취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른바 ‘선반 등록(shelf registration)’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시장 상황이 유리할 때 신속하게 자본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며, 백트의 과거 손실과 계속 기업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하다. 백트는 2018년 설립 이후 “제한된 운영 이력과 운영 손실 이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서류에는 또한 “계속 기업으로서의 능력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조건과 사건들을 확인했다”는 매우 구체적인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회사의 재정적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NYSE에 상장된 백트의 주가는 지난 목요일 3% 상승하여 13.33달러에 도달했으나, 연초 대비 46% 하락했으며, 지난 3월에는 주요 고객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와 위불(Webull)이 상업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30% 폭락하기도 했다.
이러한 재정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백트는 암호화폐 산업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백트의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은 최근 서클(Circle), 이토로(eToro), 제미니(Gemini)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신청에 대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진정한 모멘텀이 다시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최신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백트는 이러한 발전이 “시장에 검증, 가시성, 그리고 성숙도를 가져다준다”고 덧붙였다. 백트의 이번 10억 달러 자금 조달 계획은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절박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전통 금융 거대 기업의 자회사로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동시에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도 기업의 건전한 재무 상태와 안정적인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향후 백트가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 매입 및 사업 확장을 원활히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시장의 관심사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