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암호화폐 파생상품 경쟁 심화… 핵심은 ‘규제 라이선스 확보 위한 M&A’

유럽 경제 지역(EEA)에서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를 둘러싼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크립토닷컴(Crypto.com)과 크라켄(Kraken) 등 대형 플랫폼들이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규제 준수 기반의 파생상품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 금융 기업 인수가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크립토닷컴은 EEA 내에서 규제된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MiFID 라이선스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암호자산시장법(MiCA)에 따른 유럽 운영 원칙적 승인을 받은 데 이은 추가적인 규제 성과이다. 크립토닷컴은 키프로스 소재 트레이딩 서비스 회사인 A.N. Allnew Investments 인수를 통해 이번 MiFID 라이선스를 확보했으며, 이는 키프로스 증권거래위원회(CySEC)의 승인을 받았다. 크립토닷컴의 CEO 크리스 마자렉(Kris Marszalek)은 MiCA 라이선스 이후 유럽에서의 브랜드 입지를 확장했으며, 새로운 상품들을 통해 플랫폼 참여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크립토닷컴만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루 전인 5월 20일, 크라켄 역시 EU의 MiFID II 규제 하에 파생상품 거래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크라켄 또한 키프로스 기반의 MiFID II 규제 대상 기업인 Payward Europe Digital Solutions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라켄은 앞서 5월 초 선물 거래 플랫폼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 인수를 완료하며 파생상품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크라켄의 거래소 책임자인 섀넌 커타스(Shannon Kurtas)는 유럽을 디지털 자산 거래 및 투자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로 꼽으며,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포괄적인 서비스를 찾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라켄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4억 7,17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파생상품 시장의 활성화는 거래소들의 수익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도 최근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 데리비트(Deribit) 인수를 포함한 M&A 기회를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며, 제미니(Gemini) 또한 유럽에서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확장을 위한 규제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탈중앙 금융(DeFi) 플랫폼 신세틱스(Synthetix)까지 암호화폐 옵션 플랫폼 데리브(Derive) 재인수를 통해 파생상품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서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관심과 진출이 활발하다. 이처럼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MiFID/MiCA 규제를 기반으로 유럽 파생상품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키프로스 등 유럽 내 기존 라이선스 보유 기업 인수를 활용하는 전략은, 규제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한 효율적인 경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유럽이 미국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선제적으로 마련함에 따라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들의 주요 격전지가 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앞으로도 규제 준수 기반의 서비스 확장을 위한 기업 간 경쟁 및 M&A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