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기업 준비자산 ‘뉴 웨이브’ 부상… 샤프링크 게이밍, 재단 보유량 추월

나스닥 로고가 보이는 현대적인 고층 빌딩 중심부에서 이더리움 로고가 빛나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상징하는 데이터가 흐르는 레트로 퓨처리즘 스타일 삽화.

비트코인이 기업들의 주요 준비자산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제 그 흐름이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나스닥 상장사인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이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조셉 루빈을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하고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결과, 보유량이 이더리움 재단을 추월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하며 ‘기업 이더리움 준비자산’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고 있다.

조셉 루빈의 참전과 샤프링크의 파격 행보

샤프링크 게이밍은 본래 스포츠북 마케팅 기업이었으나, 지난 5월 말 이더리움을 기업의 핵심 준비자산으로 채택하는 전략적 피벗(pivot)을 선언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 파격적인 변신의 중심에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거물, 조셉 루빈이 있다.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 컨센시스(Consensys)의 창업자이기도 한 루빈은 샤프링크 이사회 의장으로 합류하며, 4억 2,500만 달러 규모의 사모 투자 유치를 이끌었다.

루빈 의장은 최근 “유통되는 막대한 양의 이더리움을 포착하는 것이 생태계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더리움의 수급 역학을 바로잡기 위해 샤프링크와 같은 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자신의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투자 전략을 넘어, 이더리움 생태계 차원에서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가치를 제고하려는 더 큰 그림의 일환임을 시사한다.

이더리움 재단보다 많은 ETH 보유한 상장사 탄생

샤프링크의 행보는 말 그대로 ‘광폭’이다. 온체인 분석 서비스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샤프링크는 최근 컨센시스로 추정되는 지갑으로부터 16,370 ETH(약 4,870만 달러)를 추가로 매입했으며, 며칠 전에는 이더리움 재단으로부터 직접 10,000 ETH를 사들였다. 그 결과, 현재 샤프링크 게이밍이 보유한 이더리움 총량은 약 198,300 ETH(리퀴드 스테이킹 이더리움 포함)에 달한다.

이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구심점인 이더리움 재단의 공식 보유량(약 197,400 ETH)을 넘어서는 규모다. 상장사가 재단의 보유량을 추월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기업들의 이더리움 매수세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까지 약 50개 기업이 전략적으로 보유한 이더리움의 총가치는 41억 달러(약 134만 ETH)를 넘어섰다. 이는 더 이상 이더리움이 개인 투자자나 개발자들만의 자산이 아님을 의미한다.

왜 이더리움인가? 비트코인과 다른 가치 제안

기업들이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을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 저장 수단에 집중한다면, 이더리움은 ‘디지털 경제의 기축 통화’이자 ‘수익 창출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보유한 ETH를 네트워크에 예치(스테이킹)하고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샤프링크가 보유한 이더리움의 대부분은 ‘리퀴드 스테이킹 이더리움(LSETH)’ 형태로, 이는 기업이 자산을 금고에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통해 디파이(DeFi), NFT, 토큰화 등 무한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이더리움의 기술적 확장성은 기업들에게 단순한 가치 저장을 넘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조셉 루빈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함에 따라” 이더리움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더리움이 기업 준비자산의 ‘뉴 웨이브’로 부상하면서, 비트코인과는 또 다른 차원의 기관 수요가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더리움의 가격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샤프링크의 사례는 그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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