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는 BTCFi, 그러나 이용자 36%는 “신뢰 못 해” 외면…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가 최대 장벽

'BTCFi TVL'이라고 적힌 치솟는 그래프에 균열이 가 있고, 그 사이로 '위험'을 상징하는 손들이 나오는 모습을 묘사한 레트로 삽화. 사용자들이 회의적인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 구현되는 탈중앙화 금융, 이른바 ‘BTCFi(비트코인 디파이)’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신뢰의 위기’라는 깊은 골이 패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잠재적 이용자의 3분의 1 이상이 신뢰 부족을 이유로 BTCFi 참여를 꺼리고 있으며,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성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BTCFi가 진정한 주류로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과제가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신뢰 확보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22배 성장 이면의 ‘불신’이라는 그림자

디파이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의 총 예치 자산(TVL)은 2024년 1월 1일 약 3억 466만 달러에서 2024년 12월 31일 약 65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현재는 7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년 만에 무려 22배 이상 성장한 놀라운 수치다. 이러한 성장은 새로운 프로토콜의 출시, 새로운 토큰 표준의 등장, 기관 자금의 유입, 비트코인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비트코인 스마트 컨트랙트 레이어 ‘아크 네트워크(Arch Network)’가 공유한 최근 보고서는 이러한 화려한 성장세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125명의 빌더, 투자자, 초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6%가 ‘신뢰 부족’을 이유로 BTCF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4분의 1은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리스크’ 때문에 BTCFi 참여를 피한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60%는 BTCFi의 가장 큰 보안 위협으로 ‘스마트 컨트랙트 익스플로잇(취약점 공격)’을 지목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BTCFi 프로토콜의 기술적 안정성과 보안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개발자들의 고충: “비트코인 위 개발은 너무 어렵다”

이러한 사용자의 불신은 개발자들이 겪는 어려움과도 직결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BTCFi를 선택한 사용자 중 44%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탈중앙성’에 매력을 느꼈다고 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개발자들은 바로 그 비트코인의 특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답자의 43%는 ‘비트코인의 제한적인 스마트 컨트랙트 지원’이 비트코인 위에서 개발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더리움과 달리, 비트코인은 의도적으로 복잡한 기능을 제한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정교한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훨씬 더 까다롭다.

또한, BTCFi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응답자의 45%가 ‘더 나은 인프라’를 꼽았으며, 43%는 ‘비트코인 레이어2의 광범위한 채택’을, 34%는 ‘유동성 확보’를 지목했다. 이는 현재의 BTCFi 생태계가 사용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인프라, 확장성, 자금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함을 보여준다.

‘디지털 금’에서 ‘생산적 자산’으로의 험난한 여정

흥미로운 점은 BTCFi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응답자들의 비트코인 활용 방식이다. 36%는 비트코인을 콜드 스토리지(오프라인 지갑)에 보관한다고 답해, 여전히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33%)하거나 결제에 사용(31%)하는 비율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담보로 활용(29%)하거나 다른 블록체인으로 브릿징(22%)하는 등 적극적인 BTCFi 활동에 나서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론적으로, BTCFi 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을 품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그로 인한 사용자의 신뢰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수동적 역할을 넘어, 다양한 금융 활동을 창출하는 ‘생산적 자산’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더욱 안전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프라를 구축하여 ‘신뢰의 격차’를 메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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