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운용사 구겐하임이 암호화폐 기반 기업 리플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기업어음(Commercial Paper) 발행을 확대하며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 사례를 추가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구겐하임의 자회사인 구겐하임 트레저리 서비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고정 수익 자산을 리플의 XRP 레저 상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리플은 이 자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파트너십에 참여한다. 이번에 XRP 레저에서 발행될 디지털 기업어음은 최대 397일의 맞춤형 만기 옵션을 제공하며, 미국 국채로 전액 담보된다. 리플X의 임원 마커스 인팽거는 이 상품이 리플의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RLUSD를 사용해서도 구매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LUSD는 작년 12월 출시 이후 현재 3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유통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XRP 레저에서 운영된다. 구겐하임이 암호화폐 섹터와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겐하임은 이미 2024년 9월에 2000만 달러 규모의 기업어음 상품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토큰화하여 발행한 바 있다. 이는 구겐하임이 특정 블록체인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디지털 자산 상품을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실제 자산(RWA) 토큰화가 빠르게 모멘텀을 얻고 있으며, 선도적인 금융 기관들은 온체인 상에서 RWA를 거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인식하고 있다. 블랙록의 BUIDL, 프랭클린 템플턴의 온체인 미국 정부 머니 펀드, 피델리티의 토큰화 머니 마켓 펀드 등은 머니 마켓 펀드를 토큰화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암호화폐 기반 기업들 역시 RWA 토큰화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토큰화 프로토콜 미다스(Midas)는 최근 알고랜드 블록체인에 토큰화된 국채 상품을 출시했는데, 블랙록 BUIDL의 최소 투자 금액인 500만 달러와 달리 최소 투자 금액이 없어 소액 투자자에게도 접근성을 제공한다. 현재 토큰화된 미국 국채의 총 가치는 70억 달러를 넘어섰다. 구겐하임과 리플의 이번 파트너십은 대형 전통 금융 기관과 블록체인 기술 기업 간의 협력이 RWA 토큰화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례이다. 특히 XRP 레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특정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 RLUSD와의 연계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성을 높일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